일본성공회 반한 거리연설에 대한 결의 채택

2014년 5월 29일, 일본성공회의 제61회 관구 (정기)총회에서 헤이트 스피치(반한 거리연설)에 대한 결의가 채택되었다. 세계성공회를 향한 선언이면서 동시에 종교자, 종교단체로서의 책임 표명이기도 하다.

결의 제25호
“헤이트 크라임(인종,민족증오 범죄), 헤이트 스피치(인종차별, 배타적 표현)의 근절과 진정한 다민족 다문화 공생사회의 창조를 촉구하는 일본성공회의 입장”을 채택하는 건

제출자
오오사카교구
주교의원 오오니시 오사무 주교(인권문제 담당주교)
성직대의원 이와키 아키라 신부, 야마모토 마코토 신부
쿄토교구    
주교의원 코치 타카시 주교
             성직대의원 쿠로다 유타카 신부, 이다 이즈미 신부
동경교구
주교의원 오오하타 요시미치 주교
             성직대의원 사사모리 타츠 신부
             신도대의원 쿠로사와 케이코
정의와 평화위원회 시부사와 이치로 주교
청년위원회 코바야시 사토시 신부

다음 성명을 총회에서 채택함.

「헤이트 크라임(인종,민족증오 범죄), 헤이트 스피치(인종차별, 배타적 표현)의 근절과 진정한 다민족 다문화 공생사회의 창조를 촉구하는 일본성공회의 입장」

2000년대 후반에 들어 “행동하는 보수”를 슬로건으로 한 “재일교포의 특권을 허용하지 않는 시민모임”(약칭 재특회. 2007년 결성)을 위시한 민족 배외주의 단체는, 가두에 나와 듣기에도 거북한 민족배타적 표현을 내용으로 하는 시위 운동을 계속하고 있습니다. 2009년 12월에는 수업 중인 쿄토 조선초등학교를 습격하였고, 앞으로 자라날 어린이들 뿐만 아니라 학교 관계자, 지역사회에 커다란 상처를 주었습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일본 사회에도 헤이트 스피치라는 말이 인식되기 시작하였습니다.

메이지시대 이후의 식민지주의, 군국주의에 의한 일본의 아시아 침략과 식민지 지배는 그 반성이 불충분하며, 더욱이 구 식민지 출신자, 특별히 한반도 출신인 이들과 그 자손들은 동화와 배제정책으로 인해 권리를 침해받아 온 상황가 있습니다. 그 점은 현재의 재일한국조선인 문제의 기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일본성공회는 오오사카교구의 성가브리엘교회의 부흥과 성공회 이쿠노센터 활동을 위한 협력, 그리고 한일성공회의 교류, 협력관계를 통해, 공생 사회를 추구해 왔습니다. 그러나 21세기에 들어 일본의 우경화에 따라 인터넷 공간을 중심으로 “혐한” 무드가 일부 사회에 확산되어 왔습니다. 이는 전술한 바와 같이 식민지 지배의 반성이 제대로 이루어지 않은 것에서 기인한 것입니다.

이 헤이트 스피치는 현재도 매주 일본의 각지에서 행해지고 있고, 공격 대상도 재일한국조선인 만이 아니라 재일본 아시아인, 피차별 부락 사람들, 오키나와 사람들,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피폭자, 아이누 민족, 성적 소수자들 등 넓게 사회에서 약한 입장에 있는 마이너리티(소수자)로 확산되고 있습니다. 헤이트 스피치는 대상이 된 사람들의 존재 자체를 위협하고, 부정 말살하려 하는 것이고, 심신 모두에 깊은 상처를 입히는 범죄입니다.

쿄토조선학교 습격 사건은 2013년 10월에 쿄토지방법원의 재판에서 인종차별이라는 획기적인 판결이 내려지기에 이르렀습니다. 이 헤이트 스피치의 움직임에 대해 국제연합의 인권보고(2014년 2월)도, 일본 정부에 시정 대응하도록 정식으로 권고하고 있습니다. 일본은 인종차별 철폐조약에 비준하고 있지만, 헤이트 크라임이나 헤이트 스피치를 규제하는 조항(주 제4조의 a[각주:1], b[각주:2])는 유보한 대로입니다. 170개국이 넘는 비준국에서 이 조항을 유보한 나라는 5개국에 불과합니다. 국제연합에서도 조속히 전면 비준하도록 요구하고 있습니다. 유럽 여러 나라는 홀로코스트로 대표되는 민족 배타, 절멸주의의 반성에 입각하여, 각각의 사회에서 인종, 민족, 문화, 종교적 소수자를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형태로 헤이트 크라임, 헤이트 스피치의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r,러나 일본에서는 전혀 없다고 할 만큼 그와 관련한 법 정비가 되어있지 않습니다.

성서 속에 비난과 증오의 소리에 위협당한 이들의 외침이 있습니다.
“나를 짓밟는 자의 비웃음에서 나를 구원하소서. 나는 사자굴 가운데에, 사람을 잡아먹는 그들 가운데에 누워있습니다. 그들의 이빨은 창끝 같고 살촉 같으며 그들의 혀는 예리한 칼날입니다.”(시편 57:4-5), ”보소서, 그들의 입은 칼을 내뿜습니다. 그들의 말을 듣고 견딜자 그 누구이리까.“(시편 59:7)

여기서 하느님은 위협받은 자에 대해 “자비로우시며 앞장서서 나가시는”(시편 59:10) 하느님으로 불리우고 있습니다. 하느님은 옛날 이스라엘 백성에게 기류자를 학대하는 것을 금하셨고(신명기 24:17), 그들의 생활과 권리를 지키도록 명하셨습니다.(레위기 19:10, 신명기 10:18) 또 하느님은 “사람마다 제가 가꾼 포도나무 그늘, 무화과 나무 아래 편히 앉아, 위협받는 일 없는”(미가서 4:4) 날이 올 것을 약속하시고, 우리들이 그것을 향해 살아가도록 요구하십니다.

세계화가 진행되고 있는 현대사회에서 다민족, 다문화사회는 피할 수 없는 것 이상으로 적극적으로 만들어나가야 할 모습입니다. 그러나 이 민족 배타주의적인 움직임은 그것에 정면으로 적대하는 것이며, 결코 “표현의 자유”라는 말로 인정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들은 “자비로우시며 앞장서서 나가시는” 분을 따라 헤이트 크라임, 헤이트 스피치의 근절을 다짐함과 더불어, 진정한 다민족 다문화 공생 사회의 창조를 추구해 나갈 것을 표명합니다.
 
제안 이유
일본성공회는 전교구, 교회에서 1992년에 개설한 성공회 이쿠노센터의 활동을 기억하고 기도하며 지원하고 있다. 그 활동 취지는 재일한국조선인과 모든 외국인 주민과 일본인이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지역사회의 실현을 위한 것이다. 2012년 일본성공회 선교협의회 “선교, 목회의 십년” 제언에서는 <고령자, 청년, 여성, 남성, 어린이, 장애자, 외국인 등을 구분없이 대하지 않고, 한 사람 한 사람의 인간으로 살아가는 무게를 존중하여, 적극적인 만남 속에서 함께 걸어가는 교제를 형성해 나갑니다.>라고 선언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의 재특회 등의 움직임은, 일본성공회의 선교 방향에 역행하는 것이며, 분명한 인권 침해이기에, 본 결의로서 일본성공회의 입장을 표명하고자 한다.

(번역 : 유시경, 감수 : 이다 이즈미)

  1. (a) 어떠한 형태로도 인권적 우월 또는 증오에 기초한 사상을 유포하거나, 인종 차별을 선동하거나, 인종, 피부색, 종족적 출신이 다른 사람의 집단에 대한 어떠한 것이든 상관없이, 모든 폭력 행위 또는 그 행위를 선동하거나 인종주의에 바탕한 활동에 대한 자금 원조를 포함한 어떠한 원조 제공도, 법률로 처벌해야할 범죄임을 선언한다. [본문으로]
  2. (b) 인종차별을 조장하거나 선동하는 단체 및 조직적 선전 활동, 기타 모든 선전활동을 위법한 것으로 금지하고, 이같은 단체 혹은 활동에 대한 참가가 법률로 처벌할 범죄라는 점을 인정하는 것.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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