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공회 전국의회 여성주교성품안 부결

영국성공회 전국의회 여성주교성품안 부결
주교원, 성직자원의 압도적 찬성, 평신도원의 근소한 반대
 
영국성공회는 지난 11월 19일부터 21일까지 열린 전국의회 회기 중 20일에 여성주교성품안을 부결했다. 여성주교성품안은 주교원의 89% 찬성(찬성 44표, 반대 3표, 기권 2표), 성직자원의 76% 찬성(찬성 148표,반대 45표)으로 성직자의 압도적 지지를 얻었지만, 평신도원의 64% 찬성(찬성 132표, 반대 74표)을 얻어 부결되었다. 현재 영국성공회 전국의회의 의결기준은 주교원, 성직자원, 평신도원 각각에서 모두 3분의 2의 찬성을 득해야 한다.


전체 득표수에서 찬성 324표, 반대 122표로 찬성표가 월등히 높음에도 불구하고, 평신도원에서 단지 6표가 부족하여 전국의회에서 부결된 결과에 대하여 여러 가지 의견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성공회 전국의회의 “가톨릭 그룹”(The Catholic Group in the General Synod)은 “중재와 조정이 필요하며, 영국성공회의 모든 구성원들의 의견을 공평하게 제공하는 새로운 의안이 제시되어야 한다”고 밝히며 부결을 환영한 반면, 여성주교성품을 지지하는 활동을 전개해 왔던 “여성과 교회”는 “영국성공회와 영국을 황폐하게 만드는 바람”이 불고 있으며, “실망스런 퇴행에도 불구하고, 교회지도력을 위한 여성의 은사가 완전히 수용될 수 있도록 계속 활동하겠다”고 밝혔다.

노르위치 교구장 그래햄 제임스 주교는 “매우 실망스런 결과”이며, 아울러 “전국의회의 절대 다수가 여성주교성품을 찬성했지만, 의결기준이 지나치게 높아 압도적인 찬성표가 모두 사라졌다”고 비판했다. 또 44개 교구 중에서 42개 교구가 의안을 승인했고, 교구 대의원의 4분의 3 이상이 찬성표를 던졌지만, 전국의회의 결과가 반대로 나온 것은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밝혔다.

퇴임을 앞두고 여성주교성품안이 의결되기를 희망했던 현직 캔터베리대주교 로완 윌리암스와 여성주교성품을 지지하는 내용을 발표했던 신임 캔터베리대주교 저스틴 웰비도 실망감을 감추지 않았다. 로완 윌리암스 대주교는 “개인적으로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논평했고, 저스틴 웰비 주교는 개인적으로 (여성주교성품안이 부결된 날은) “매우 잔혹한 날이며, 모든 여성사제와 지지자들에게 기도와 사랑을 보내고 치유하시는 하느님이 도와주시기를 바란다”고 논평했다.

존 센타무 요크대주교는 부결 결과를 발표한 후에 이에 대하여 주교원이 논의해 줄 것을 요청했고, 주교원은 전국의회 마지막 날인 21일 아침에 비공식긴급회동을 가졌다. 이 회동을 통해 캔터베리대주교는 의장교서를 발표하여, 부결 결과에 “깊이 상처받고, 불편하고, 의심하는 사람들이 존재할 것”이며,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에 대한 관심을 잃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여성주교성품안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여성이 주교의 지도력을 발휘하는 것은 성서에 위배된다는 성서적 이유와 여성은 주교로 성품받기에(consecrate; 축성) 부적합한 존재라는 성사적 이유를 들고 있다. 반면에 찬성하는 사람들은 남성과 여성은 하느님의 동등한 창조물이며 모든 세례받은 하느님의 백성은 교회에서 동등한 권리와 의무를 지니고, 교회가 계속 여성차별을 용인한다면 현대 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이 의심받는 현실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현재 세계성공회공동체에서 여성주교가 존재하는 교회는 미국, 캐나다, 호주, 아오테리아‧뉴질랜드‧폴리네시아성공회가 있으며, 지난 달 11월 17일에는 남아프리카성공회가 아프리카 최초로 여성사제 엘리나 와무코야를 주교로 성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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